세 줄 요약
- 아홉 살에 형과 단둘이 미국 시골 기숙학교로 간 소년이 서른 살에 식당 부스에서 엔비디아를 세웠습니다.
- 1997년 분기 매출이 $6,000까지 떨어졌지만, 단 한 번의 기회로 만든 칩 덕에 두 분기 뒤 분기 매출이 $2,350만이 됐습니다.
- 2018년 이후 주가는 최고 종가를 203일 새로 썼고, 가장 깊게 빠졌을 때는 −66.4%였습니다.
등장인물
- 젠슨 황엔비디아 공동 창업자이자 33년째 CEO. 대만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미국으로 왔다.
- 크리스 말라초스키공동 창업자.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그래픽 하드웨어를 만들던 엔지니어.
- 커티스 프리엠공동 창업자.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그래픽 칩을 설계한 엔지니어.
- 이리마지리 쇼이치로세가 경영진(1998년 사장 취임). 위기의 엔비디아에 손을 내밀었다.
식당 부스에 붙은 작은 명판
2023년 가을, 미국 새너제이의 한 데니스 식당 구석 부스에 작은 명판이 붙었습니다. 30년 전 이 자리에서 세 엔지니어가 커피를 시켜 놓고 회사를 구상했다는 표시입니다.1
그 회사가 엔비디아입니다. 한때 분기 매출이 6천 달러까지 떨어졌던 회사가 지금은 한 해에 2천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냅니다. 이 이야기는 그 부스에 앉았던 한 사람, 젠슨 황에서 시작합니다.
켄터키로 간 아홉 살
영어도 서툰 아홉 살 아이가 혼자 미국 시골 학교에 떨어지면,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젠슨 황은 1963년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일 때문에 가족은 태국으로 옮겼고, 그곳 정세가 불안해지자 부모는 아홉 살 젠슨과 형을 미국 친척에게 먼저 보냈습니다.
친척이 고른 곳은 켄터키 시골의 작은 기숙학교였습니다. 좋은 학교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젠슨이 맡은 일은 매일 기숙사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이었습니다.2
그 뒤 부모가 미국으로 오면서 가족은 오리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십대의 젠슨은 탁구에 푹 빠졌고, 전국 대회에 나갈 만큼 탁구를 잘 쳤습니다.3
접시닦이에서 칩 설계자로
훗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칩을 만들 사람의 첫 직장은 어디였을까요?
15살 젠슨의 첫 직장은 동네 데니스 식당이었습니다. 접시닦이로 시작해 테이블 정리와 서빙까지 했습니다. 그는 2023년에 데니스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4
오리건주립대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한 그는 1983년 AMD에서 칩 설계를 시작했습니다. 1985년에는 LSI Logic으로 옮겨 8년 동안 여러 자리를 거쳐, 마지막에는 여러 기능을 칩 하나에 담는 시스템온칩 사업부를 이끌었고, 스탠퍼드 석사 학위도 받았습니다.5
커피 세 잔과 냅킨 한 장
PC 게임이 막 3D로 넘어가던 때, 세 사람은 왜 그래픽 칩에 인생을 걸었을까요?
1993년, 서른 살 젠슨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엔지니어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과 데니스 부스에 마주 앉았습니다. 셋은 곧 PC에서도 3D 그래픽이 돌아가는 시대가 온다고 믿었습니다. 그해 4월 회사를 세웠습니다.6
회사 이름은 ‘다음 버전(next version)’을 뜻하던 NV에 질투를 뜻하는 라틴어 invidia(인비디아)를 더해 지었다고 창업자들은 회고합니다.7 1997년까지 시리즈 A~D 우선주로 투자자에게서 모은 돈은 약 1,980만 달러였습니다.8
세가에게 털어놓은 진실
큰 고객에게 “우리가 틀렸습니다”라고 말하면, 회사는 끝날까요?
첫 칩 NV1은 1995년 5월에 나왔습니다. 일본 게임 회사 세가는 엔비디아에 차세대 게임기용 칩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PC 업계가 마이크로소프트 Direct3D(와 OpenGL) 표준으로 모이면서, NV1의 설계가 표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엔비디아는 1996년 1분기에 NV1 판매를 멈췄습니다.9
젠슨은 세가 경영진 이리마지리 쇼이치로(1998년 사장 취임)를 찾아가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우리 설계가 틀렸으니 다른 파트너를 찾으라고요. 그리고 그래도 계약금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돈이 없으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세가는 계약을 끝내면서도 남은 개발비를 치렀습니다. 상장 신고서에는 세가로 보이는 계약 상대가 1995년에 500만 달러어치 우선주를 샀고, 1995~96년 개발비로 500만 달러를 냈다고 적혀 있습니다.10 그 돈이 다음 칩을 만들 시간이 됐습니다.
젠슨은 30년 뒤 도쿄에서 그 세가 경영자를 다시 만나 공개적으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10
모래가 거의 다 떨어졌을 때
칩을 딱 한 번 만들 돈만 남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997년 1분기 매출은 $65,000, 2분기는 $6,000이었습니다. 1997년 9월 직원은 71명이었습니다.11 젠슨은 2025년 한 인터뷰에서 ‘망하기 30일 전’이라는 말을 33년째 써 왔다고 말했습니다.12
남은 돈으로는 칩을 한 번만 찍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시제품을 몇 번 만들어 보며 고치지만, 그럴 시간도 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칩 전체를 컴퓨터 안에서 흉내 내는 장비인 에뮬레이터를 사서 모든 테스트를 소프트웨어로 끝냈고, 시제품 없이 바로 양산에 들어갔습니다.13
단 한 번의 기회, RIVA 128
6천 달러에서 2,350만 달러까지, 두 분기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1997년 8월에 RIVA 128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업계 표준을 그대로 따랐고, 한 번에 만든 칩이 그대로 작동했습니다. 분기 매출은 $6,000(2분기)에서 $550만(3분기), $2,350만(4분기)으로 뛰었습니다.11
1999년 1월 엔비디아는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같은 해 GeForce 256을 ‘세계 최초의 GPU’라고 소개하며 GPU라는 말을 널리 퍼뜨렸습니다.6
아무도 원하지 않던 도구, CUDA
당장 쓰는 사람이 없는 기능을 모든 칩에 넣으면, 바보 같은 결정일까요?
2006년 엔비디아는 게임용 그래픽 칩으로 과학 계산도 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 CUDA를 내놓았습니다. 모든 칩에 이 기능을 넣느라 원가는 올랐는데,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젠슨은 이 결정을 회사를 걸었던 순간 가운데 하나로 꼽습니다.14
6년 뒤인 2012년, 토론토대 연구팀이 엔비디아 게임용 GPU 두 장으로 학습시킨 이미지 인식 모델 AlexNet이 국제 대회를 큰 차이로 이겼습니다.15 이때부터 AI 연구자들이 엔비디아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AI 시대의 주인공
생성형 AI는 엔비디아의 매출을 얼마나 바꿨을까요?
생성형 AI 붐이 오자 데이터센터들이 엔비디아 칩을 앞다퉈 사들였습니다. 불과 3년 전인 FY2023에는 매출이 전년과 거의 같았고 순이익은 절반 아래($9.75B → $4.37B)로 줄었습니다. 그 뒤 3년 만에 매출은 8배가 됐고, FY2026 순이익은 1,201억 달러입니다.16
화장실 청소를 하던 아홉 살 소년은 이제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올라, 세계 AI 회사들이 기다리는 신제품을 발표합니다.
저울 위의 초록 큐브와 안개
AI 투자가 꺾이면, 엔비디아와 한국 HBM 종목은 같이 흔들릴까요?
엔비디아의 위기는 표준을 잘못 고르거나, 제품에 결함이 나거나, 수요가 갑자기 식을 때 왔습니다. 2008년에는 불량 노트북 칩 수리비로 1억 5천만~2억 달러를 쌓았고,17 2018년에는 암호화폐 채굴 붐이 꺼지면서 재고가 쌓였습니다. 이때 채굴 수요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일로 엔비디아는 2022년 SEC에 550만 달러를 내고 합의했습니다.18 2022년에도 재고가 쌓여 이익이 반 토막 났습니다.16
회사도 연간보고서에 위험을 적어 두었습니다. FY2026에는 직접 고객 두 곳이 매출의 22%와 14%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수출 규제가 계속 바뀌고 넓어졌고, 중국용 칩 H20 수요가 줄면서 FY2026 1분기에 45억 달러를 비용으로 처리했습니다.20
지금 저울 한쪽에는 AI라는 초록 큐브가, 다른 쪽에는 언제 걷힐지 모르는 안개가 올라 있습니다. 실적 다음 한국 거래일에 HBM 테마 평균은 최근 5번 중 4번 올랐습니다(한 번은 −0.004%로 사실상 보합). 오른 4번 중 3번은 같은 날짜 미국 장에서 엔비디아가 내렸습니다. 한국 장이 먼저 끝나므로 한쪽이 다른 쪽을 움직였다고 읽을 수는 없고, 시장 전체 등락도 빼지 않은 숫자입니다.19
주가가 남긴 기록
| 항목 | 값 | 설명 |
|---|---|---|
| 최고 종가 경신일 | 203일 | 2019년과 2022년은 0일. 마지막은 2026-10-06 $239.24 |
| 최고점 대비 최대 낙폭 | −66.4% | 바닥 2022-10-14 |
| 하루 최대 상승 | +24.4% | 2023-05-25, 실적 발표 다음 날 |
| 실적 다음 날 상승 | 19 / 37회 | 오른 날과 내린 날이 거의 반반입니다(예비 실적 공시 2건 포함) |
| 실적 다음 한국 거래일 HBM 테마 상승 | 4 / 5회 | 2025-08은 테마 평균 −0.004%로 사실상 보합. 2025-11·2026-02·05에는 엔비디아 −3.2%·−5.5%·−1.8%, SK하이닉스 +1.6%·+8.0%·+11.2% |
이 표는 매 분기 실적 발표 뒤 갱신합니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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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엔비디아
- 젠슨 황,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남
- 세 엔지니어가 엔비디아 설립
- 첫 칩 NV1 출시, 이듬해 판매 중단
- RIVA 128 출시. 분기 매출 $6,000 → $2,350만
- 나스닥 상장, 같은 해 GeForce 256을 ‘세계 최초의 GPU’로 소개
- CUDA 공개
- GPU 두 장으로 학습한 AlexNet이 이미지 인식 대회 우승
- 주가 바닥, 최고점 대비 −66.4% 기록
- 실적 발표 다음 날 하루 +24.4% 기록
- 매출 2,159억 달러, 순이익 1,201억 달러
- 마지막 최고 종가 $239.24 (2018년 이후 203번째) 기록
주석
- NVIDIA 블로그 2023-09-26(젠슨 황과 데니스 CEO의 명판 공개). ↩
- 젠슨 황 본인 회고(컴퓨터역사박물관 구술사 2024, 여러 인터뷰). 학교 성격과 나이는 본인 설명을 따랐습니다. ↩
- 전국 대회 출전은 포브스 보도 기준. 순위는 독립 출처 2곳이 확인되지 않아 적지 않았습니다. ↩
- NVIDIA 블로그 2023-09-26. 15살에 포틀랜드의 데니스에서 접시닦이·테이블 정리·서빙을 했다는 본인 회고. ↩
- 1999년 1월 상장 투자설명서(SEC 424B4) 경영진 소개. AMD 1983~85, LSI Logic 1985~93, 상장 당시 35세, 지분 공모 전 13.1%·공모 후 10.8%. ↩
- NVIDIA 공식 연혁(설립일 1993-04-05, 2006 CUDA). GeForce 256을 ‘세계 최초의 GPU’로 소개한 것은 1999-08-31 NVIDIA 보도자료. ↩
- 창업자 회고를 옮긴 전기(Kim 2024) 기준. 출처마다 세부 설명과 이름을 낸 사람이 엇갈리고, 회사 공식 문서와는 대조하지 않았습니다. ↩
- 424B4 기준 1993~97년 우선주 4회 합계. 흔히 도는 “세쿼이아가 한 번에 2천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이야기는 공시 숫자와 다릅니다. ↩
- 424B4 경영진 분석(MD&A). 게임기용 후속 칩 NV2 개발도 이때 중단했습니다. ↩
- 젠슨 황의 2023년 국립대만대 졸업 축사, NVIDIA 블로그 2026-07-15·지지통신 2026-07-16(도쿄 재회). 424B4 주석 6이 NV2 계약 상대의 1995-07 시리즈C 500만 달러 매입과 1995년 200만·1996년 300만 달러 개발비를 적고 있으며, 회사명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
- 424B4 분기 실적표. 1997년 연매출 2,910만 달러, 1993~97년 매년 적자. ↩
- 2025년 팟캐스트 출연 보도. ’30일’은 위기감을 강조하는 표현이며 실제 남은 현금 기간이 아닙니다. ↩
- 본인 회고(Acquired 팟캐스트 2023). 장비 가격과 업체는 아직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 2023년 국립대만대 졸업 축사. 젠슨 황은 망할 뻔한 때로 세가 칩 설계, CUDA, 모바일 칩 철수를 꼽았습니다. ↩
- Krizhevsky·Sutskever·Hinton 2012년 논문(GTX 580 두 장 사용). ↩
- SEC 10-K 재무 데이터(XBRL). 엔비디아 회계연도는 1월 말에 끝납니다. ↩
- SEC 8-K 2008-07-02. ↩
- SEC 보도자료 2022-79. 엔비디아는 혐의를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합의했습니다. ↩
- alltimehigh DB 일별 수정 종가, 2018-01 ~ 2026-10-19, 주식 분할 2회 반영. HBM 테마는 오늘 기준 구성 종목의 단순 평균이라 과거 날짜에는 사후 편향이 있습니다. 실적일은 SEC 8-K 제출일 기준. 계산 방법은 데이터와 검수 방법에 적어 두었습니다. ↩
- 엔비디아 FY2026 연간보고서(10-K, 2026-02-25 제출) 사업 개요·위험요인. 고객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과거 기록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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